이서울포스트
국제뉴스중동/아프리카
[테헤란르포] "복수, 복수"…분노의 울음바다 솔레이마니 장례식솔레이마니 딸 "중동 미군의 가족, 자식의 죽음 곧 보게 될 것"
가재모  |  jaemokah@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1.06  21:00:3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6일 테헤란에서 열린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AFP=연합뉴스]

[테헤란르포] "복수, 복수"…분노의 울음바다 솔레이마니 장례식

솔레이마니 딸 "중동 미군의 가족, 자식의 죽음 곧 보게 될 것"

(테헤란=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이른 아침부터 이란 테헤란 도심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장례식에 가려는 시민으로 교통이 마비됐다.

이날 장례식에 열리는 곳은 테헤란대학교 부근 엥겔랍 광장이었지만 이곳에서 5㎞ 이상 떨어진 지점부터 경찰이 차량을 통제했다.

장례식 장소까지 가려면 1시간 이상 걸어야 했지만 불평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검은 옷과 차도르(이란 여성이 머리부터 온몸을 가리는 망토 형태의 복식)를 입은 시민들은 한결같이 무겁고도 결연한 표정이었다.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우고 장례식으로 가는 가족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장례식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딸 제납은 "중동에 있는 미군의 가족은 곧 그들의 자식이 죽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며 중동 주둔 미군에 대한 보복을 촉구했다.

이어 "미국과 시온주의자(이스라엘)는 내 아버지의 순교가 인간 본성을 일깨우고 저항 전선을 더 강하게 했다는 사실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라며 "그들의 삶은 이제 악몽이 될 것이다. 미친 자 트럼프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라고 연설했다.

그의 연설은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제납은 4일 자신의 집에 조문하러 온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보자마자 "우리 아버지의 복수는 누가 하느냐"라고 물어 이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그의 관 앞에서 쿠란 구절을 낭송하다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고 이 모습도 방송을 통해 중계됐다.

이란의 최고 권력자가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6일 테헤란에서 열린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에 모인 군중[AFP=연합뉴스]

이란에서 반미 집회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날은 다른 집회에서는 들을 수 없는 구호가 나왔다.

반미 집회에서 주문처럼 외치는 "마르그 발르 움메리카"(미국에 죽음을)와 함께 이날은 "엔테검, 엔테검"이라는 구호가 두드러졌다. 이란어로 '복수하라, 복수하라'라는 뜻이다.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을 맞아 잔혹하게 살해된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해 정부와 군에 복수를 촉구하는 단호한 구호였다.

장례식 장소인 엥겔랍 광장은 장례식이 시작된 8시 이전부터 검은 물결이 출렁거렸다. 이란 국영방송은 "이렇게 테헤란에 사람이 많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라며 "수백만은 돼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장례식 분위기가 고조하자 엥겔랍 광장은 울음바다로 변했다. 훌쩍이는 정도가 아닌 아예 통곡하는 소리가 넘쳐났다. 미국을 쳐부수자며 절규하듯 소리 지르는 이도 있었다.

시위에 참석한 모하마드 레자(40)씨는 "미국을 증오한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다"라며 "이란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에게 복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이제 '21세기 이맘 후세인'이 됐다"라고 했다.

시아파 무슬림이 가장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은 서기 680년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수니파 우마니야 왕조를 맞아 압도적인 열세를 각오하고 싸우다 잔인하게 살해당한 종교지도자다.

시아파 이슬람은 그를 최고의 영웅으로 칭송하면서 그의 장렬한 전사를 아직도 비통하게 여기며 그를 지키지 못한 자책을 종교적 다짐으로 승화한다.

이란 정부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를 국장으로 승격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 저작권자 © 이서울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 인기기사
1
향군회장단, 지상작전사령부 찾아 위문
2
이란 혁명수비대 "여객기 격추에 죽고 싶었다" 통렬한 반성
3
한미동맹을 해치는 그 어떤 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
4
대만독립 성향 차이잉원, 연임 성공…한궈위 "당선 축하"
5
黃 "안철수 오면 고맙겠다"…安 "정치공학적 통합논의 참여안해"
6
닻 올린 정세균 총리 체제…경제·통합 '두마리 토끼' 잡을까
7
文대통령 "윤석열, 국민 신뢰…檢개혁 앞장서면 더 신뢰받을 것"
8
文대통령 '대북제재 면제' 표현 눈길…"남북 협력공간 확보의지"
9
패스트트랙 정국 8개월여만에 마무리…여야, 총선체제로 전환
10
"과감한 규제개혁·기업가정신 고양"…경제정책 방향 제시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2길 6 테헤란빌딩616호(역삼동)  |  대표전화 : 02)579-5656  |  팩스 : 02)538-5665
등록번호 : 서울,아02052  |  발행인 : 가재모  |  편집인 : 김일홍  |  편집고문 : 민병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민병일
Copyright © 2011 이서울포스트(주)글로벌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aemokah@daum.com / kih10kr@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