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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가재모 ] 그래도 올해 농사는 지어야
시인/발행인 가재모  |  jaemoka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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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9  14: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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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올해 농사는 지어야

시인 가재모

간밤 강원도 산불 전쟁터보다 무서웠다.
하루 밤사이 떼 강도보다 가공스럽게
잿더미만 남겨버린 산불
못자리 볍씨 발아하는 시기에
농사철 불길이 휩쓸어 뼈마디만 남은 마을,
당장 올해 농사 걱정에 가슴이 막막한 농민들
해답 없어서 망연자실 넋잃고 바라보는 하늘
무너져 내린 헛간엔 수리해도 쓸 수 없는
앙상한 농기계 뼈대가 농심을 울린다
 
산불 대피 방송에 축사 새끼 딸린 어미소 걱정
엉겁결에 고삐를 풀어 준 늙은 농부
날 밝아 축사 들여다 보니
반쯤 타다 남은 축사에 새끼 데리고 돌아와
천연덕스럽게 아기 송아지에게
젖을 물리는 대견한 어미소
달려가 어미소와 머리 함께 부비는 농부
고마워서 눈물 펑펑 쏟는다..
 
산불 진압 위해 속초 입구 주유소로 긴급 투입된 소방관들
총괄지휘자의 ‘결사 소방’ 엄명 떨어지고
삼킬 듯 번져오는 숨이 턱턱 막히는 불길
소방 호스 물줄기가 꺾일 정도의 세찬 바람
사람인지라 무섭고 떨렸다고 고백한다.
시민들의 안전과 목숨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불길 앞 서너 시간, 뜨거운 열기와 싸웠던 .
가스주유소의 폭발 막아낸 장한 소방관들의 멸사봉공.
 
나무 심고 가꿔야 할 식목일 새벽
청천벽력도 유분수지
아름답던 산림, 귀한 삶터,
소중한 일터와 공장들
한 순간에 신기루처럼 연기 따라 날라갔다.
태풍 루사 피해 겨우 겨우 복구한 보급자리
산불로 잿더미 된 집 바라보면
절망의 칼날에 억장이 무너져 내리지만
위로의 하나님 강한 오른 팔로 저들을 붙들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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