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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가재모 아침시마당] 꽃을 꽃답게 받들고 서있는 벚나무도 보자
시인/발행인 가재모  |  jaemoka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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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8  22: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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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시인 가재모

꽃을 꽃답게 받들고 서있는 벚나무도 보자

시인 가재모

 

봄눈 때도 모르고 내리니 땅에 땋자마자 운명처럼 녹는다.

봄은 심 봉사 지팡이 같이 오던 길에서

사뭇 뒤돌아보며 더듬거리면서 어렵게 다가왔다.

청포도 같았던 청춘 늙으면 나이테가 많아져서 곶감 되지만

늙을수록 봄철에 거울 자주 들여 다 보는 게 여심이고

여성은 봄에 그리움이 많고 남자는 가을에 외로움을 탄다.

 

이른 봄꽃 매화가 기지개 펴고 산수유 산하에 노란 물감 칠하면

벚꽃이 눈부신 신부처럼 곱게 단장하고

진달래 초봄의 기승전결을 마무리한다.

오래전 잔혹했던 일제, 쌓였던 울분 주체할 길 없어

해방 다음날 청주 무심천에 즐비했던 벚나무

싹뚝싹뚝 잘라서 아궁이 재로 만들어 분풀이를 했단다.

 

며느리 미우면 발뒤꿈치 나무램같이

미운 일본 나라꽃이라 마음 한가운데 응어리가 있지만

먼 옛날 벚꽃은 한국의 원조 수종으로 일본에 이식된 것이며

첼리 블라쎔 수백만의 관광객 몰고 온다는 와싱톤 DC 벚꽃은

미-일 우호조약 기념으로 일본이 삼천여 그루 시애틀에

보냈던 것, 포토맥 강변에 옮겨 심어 미국이 덕보고 있다.

 

‘찰라’의 꽃이지만 만개해서 흐드러진 자태를 보면

설레는 청춘 남녀가 아니라도 가슴이 다 녹아버린다.

겨우내 문 처닫고 삭막하게 옆집 소 닭 보듯 했으니

이번 벚꽃 필 때에 날 잡아 주민끼리 통성명하고

쑥떡이라도 한 접시씩 나누면 좋겠다.

 

봄바람에 꽃 파도 일렁이면 소담스런 꽃송이만 보지 말고

꽃비로 내리는 낙화도 정녕 꽃이요 눈 같은 강복이다.

이 봄엔 아름다운 꽃만을 볼 것이 아니라

꽃을 꽃답게 받들고 서있는 벚나무도 보자

메마른 땅속 물길 찾아 비바람에도 지탱해주는

고마운 뿌리에 물주고 거름도 넉넉히 주면 좋겠다.

 

벚꽃놀이 이제 하나의 한국 민속으로 고유문화 축제날로

흐드러진 벚나무 밑에 돗자리 곱게 깔고

명절처럼 음식 제대로 차려서 윷놀이도하고

직장인과 남녀노소 가족끼리 밤늦도록 담소하고 웃고 즐기며

막혔던 담장 허물 수 있게 절벽세대와 소통하자.

 

벚꽃 축제는 겨울 병, 추위에 찌들었던 심신의 회복과 치유다.

인생의 달달한 맛, 미각이 아니라 긍정과 위안의 봄 멧시지다

한국의 진해 군향제, 여의도단지, 섬진강변과 낙동강제방 같이 벚꽃 상춘객

구름처럼 몰려오도록 여타지방도 벚꽃단지 외연을 넓힐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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