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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가재모 아침시마당] 엘사가 뿌린 첫눈
시인/발행인 가재모  |  jaemoka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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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7  14: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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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가 뿌린 첫눈

시인 가재모

예년 첫눈은 메마른 땅을 살짝 덮는 맛보기였는데

금년 첫눈 기상청 예보 훨씬 뛰어넘는 적설 기록이고

매년 서울한테 인색했던 첫눈, 이번엔 골목 구석까지

순백으로 풍성하게 도배에 맥질까지 했으니

겨울 궁전 몰래 빠져나와 구름타고 살짝 다녀간

얼음공주 엘사(Elsa)가 새벽에 겨울 공화국을 열었다.

 

펑펑 쏟아지는 눈발, 발목이 잠기도록 쌓이는 솜사탕 첫눈,

게슴치레한 노인도 초롱초롱한 어린애도 꿈같은 동화 속에 빠진다

첫눈 오는 날 그날만은 초등생은 철없는 유치원생이 되고

사십 가까이 된 애 엄마는 벙어리장갑 끼고

산타클로스 선물 기다리는 꿈꾸는 소녀로 강등된다.

 

다 큰 애인들도 세 살 배기 강아지처럼 눈 뭉쳐 던지고 맞고

가난한 동네 부자 동네, 산과 들 가리지 않고

미추와 선악 구분 없이 두 눈 딱 감고 내리는 강설

참으로 너그럽고 공평한 창조주의 강복이다.

 

함박눈 내려 곳곳마다 교통 막혀 다소간 불편함 있어도

짜증은 봄눈 되어 녹아 버리고

오르막 언덕길 뒷바퀴 헛발질하고

내리 막 길엔 차 속도가 거북이 거름으로 밀려가도

이날만은 아무도 군말이 없다.

 

부지런한 서울시 제설차 염화칼슘 분산하며 애쓰지만

겨울왕국 어름 항아리로 뿌려대면 속수무책이 상책이다.

자동차 미끄러져 충돌해도 인명 사고 아니면

이날만은 고래고래 삿대질 서로가 삼가하고

첫눈 내리는 복된 날, 그냥 참으며 화해한다.

 

첫눈이 내리는 날, 하우스와 스위트홈의 차이는

가족들 위해 부엌에서 기도하는 손으로

나무 주걱과 후라이팬에 참기름 두르고

된장찌개 보글 보글끄리며 저녁 준비하는

부지런한 어머니, 눈물나는 모정의 온도 차이,

그 차이가 하늘과 땅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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